이정은은 2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6535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제74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관련 기사 20면>
이정은의 성취 보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눈가를 적시게 하는 성장과정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L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 1위를 차지했음에도 미국행을 주저했다. 주변에서 LPGA 투어 신인상 후보라며 등을 떠밀었지만, 효심 깊은 그는 고개를 저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아버지의 손을 놓을 수 없어서다.
아버지 이정호씨는 이정은이 4살 때 덤프트럭을 몰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중도 장애인이 됐다. 그는 장애인용 승합차를 직접 운전해 딸을 훈련장에 바래다 주는 등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했다. ‘아버지의 눈물’도 있었다. 이씨는 승합차에서 12시간 넘게 훈련을 마치고 나오는 딸을 기다린 적도 있다. 휠체어를 탄 자신의 모습이 노출돼 딸에게 짐이 될까봐서다. 이정은이 US오픈에서 우승하고 첫 통화한 사람이 아버지인 이유다.이정은이 강인하고 대범한 플레이를 선보이는 것은 부전여전이라는 분석도 있다. 장애에 굴하지 않은 이씨는 2012년과 2013년 장애인 전국체전 탁구 복식에서 금메달, 2017년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정형편 탓에 이정은의 골프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이정은의 부모는 외동딸을 골프 선수로 키우기 위해 아파트를 잡히고 담보 대출까지 받았다. 결국 이정은은 순천 봉화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3년간 골프를 배우다가 그만뒀다.
하지만, 이정은은 중 3때 다시 골프 채를 잡았다. “레슨 코치가 되면 먹고 살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늦게 시작한 골프였지만 이정은의 성장은 가파랐다. 순천 청암고등학교 2학년 때 베어크리크배 전국대회에서 우승했고,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에 이름을 올렸다.
‘전라도 토종’ 이정은의 성장과 광주·전남지역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아마추어 골퍼 등용문으로 광주대학교(총장 김혁종)가 주최한 호심배를 2014년, 2015년 내리 제패한 이정은은 곧바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5년 광주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에서도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했다. 같은 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준회원 테스트에 합격, 3부 투어 우승, 시드전 통과 등 코스를 착실히 밟은 이정은은 2016년 KLPGA 투어 신인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이정은은 미국과 국내에서 ‘식스’로 통한다. 이정은의 이름 옆에 숫자 ‘6’이 붙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동명이인 선수를 구분하기 위해 이름 뒤에 숫자를 붙이면서 이정은의 번호는 ‘6’이 됐다. 행운의 번호다.
LPGA 투어에서 이정은과 만나는 선수와 캐디는 이정은을 발음하기 쉽게 ‘식스’로 부른다. 이정은은 숫자 ‘6’을 쓴 공으로 플레이한다. US여자오픈 우승도 6이 새겨진 공으로 이뤘다.
이정은은 “루키 선수로서 우승하기까지 오래 걸릴 것으로 생각했다”며 “큰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큰 행운 같아서 놀랍고 믿을 수 없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
/순천=김은종 기자 ejkim@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559591400665134008
2019-06-03 19:5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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