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이정은6. [AFP=연합뉴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같은 이름의 선수가 등장하면 등록 순서에 따라 이름 뒤에 2, 3, 4 등의 숫자를 붙인다. 한국인, 특히 여성들은 유난히 동명이인이 많다.
이정은6은 평범한 이름을 가지고 살았다. 프로가 된 뒤엔 6이라는 숫자를 받아 이름 뒤에 붙여야 했다. 이정은6은 LPGA로 가면서 번호표를 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숫자 ‘6’을 달고 갔다.
미국인들은 이름 뒤에 숫자를 붙인 걸 신기하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2017년 이정은6이 US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할 때 미국 골프계에선 숫자를 붙인 그의 이름이 화제가 됐다. 매우 이상하게 여겼다.
무거운 바벨을 들고 스쿼트를 하고 있는 이정은6. [이정은6 인스타그램]
이정은6은 “6을 붙인 뒤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면서 아예 별명도 ‘핫식스’로 했다. 그는 골프공에도 큼지막하게 6이란 숫자를 새기고 경기를 한다.
3일 US여자오픈 마지막 날 경기에서도 ‘6’은 자주 등장했다. 이정은6은 6등으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는데 합계 6언더파로 우승했다. 이정은6이 골프공에 그린 6자는 여러 차례 TV 화면에 잡혔다. 그 빨간색 6자가 가장 밝게 빛났다.
시상식장에서 이정은6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는 통역 겸 매니저. [방송화면 캡처]
헤이니는 뒤늦게 사과했고 라디오에서 퇴출당했다. 우즈도 “헤이니는 징계를 받을 만하다”고 비난했다. 그 논란 속에서 숫자 ‘6’을 붙인 이씨, 이정은6이 우승한 것이다. 이정은6이 우승으로 가장 멋진 복수를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정은6의 아버지 이정호(55)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이다. 딸이 4세 때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정은6은 레슨프로를 목표로 삼았다. “고향인 전남 순천에는 여성 티칭 프로가 없으니 레슨프로가 되면 집안 생계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술회했다.
지난해 말 이정은6이 미국에 진출하기 앞서 기자회견장에 나온 아버지 이정호(가운데)씨, 어머니 주은진씨. [중앙포토]
레슨 프로라는 소박한 꿈을 꾼 이정은6은 왜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 최고가 됐을까. 이정은6은 “어릴 때 집안이 어려워 큰엄마 손에 자라기도 했다. 생활도 여유롭지 못한데 나를 도와주신 분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운동했다”고 말했다.
이정은6은 골프공을 구분하기 위한 표기 도 숫자 6을 쓴다. [AFP=연합뉴스]
이정은6은 이날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1억8000만원)를 받았다. 한국인으로서 열 번째 US여자오픈 우승이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https://news.joins.com/article/23487574
2019-06-03 15:04:0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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