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in, 15 April 2019

황제 탄생알린 그 무대서…우즈, 다시 일어섰다 - 매일경제

◆ 타이거우즈 마스터스 우승 ◆

허리 통증이 심할 때는 다리를 움직이기도 어려웠다. 잠이 들지 않아 밤새 뒤척이던 날이 많았고 어느 날은 마당에 쓰러져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한 적도 있었다. 시동이 켜진 차 안에서 약물에 취한 채로 잠들었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일도 겪었다. 성추문과 이혼 그리고 네 번의 허리 수술을 받으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타이거 우즈(44·미국)는 영영 골프채를 잡지 못할 줄 알았다고 했다.
이게 불과 2년도 채 안 된 얘기다. 하지만 암흑의 나락을 헤치고 우즈가 분연히 일어났다. 바로 22년 전 골프황제의 탄생을 알렸던 `명인열전` 마스터스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두면서 만천하에 황제의 부활을 알렸다. 혈기 왕성하던 20대 초반의 `젊은 우즈`는 온데간데없고 머리숱이 듬성듬성한 `44세의 아저씨`가 그 자리를 대신했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포효는 여전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우즈는 2언더파 70타를 기록해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더스틴 존슨, 잰더 쇼플리,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 등 `젊은 경쟁자`들을 1타 차로 제친 우즈는 14년 만에 다시 그린재킷을 입었다. 1997년 처음 오거스타 정상에 선 뒤 2001년과 2002년, 2005년에 이어 다섯 번째 그린재킷이다. 우승 상금 207만달러(약 23억5000만원)를 챙긴 우즈는 마스터스에서만 총 949만4136달러를 획득해 마침내 필 미컬슨(미국)을 제치고 대회 통산 최다 상금의 주인공도 됐다.

우즈는 2001년과 2002년, 2005년에도 그린재킷을 가져갔다. 그리고 마스터스에서 마지막 우승을 거둔 2005년 이후 14년이 지난 2019년 4월 15일(한국시간) 생애 첫 메이저 역전우승을 차지한 우즈는 작년 챔피언인 패트릭 리드의 도움으로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입고 있다.  [AP = 연합뉴스]
사진설명우즈는 2001년과 2002년, 2005년에도 그린재킷을 가져갔다. 그리고 마스터스에서 마지막 우승을 거둔 2005년 이후 14년이 지난 2019년 4월 15일(한국시간) 생애 첫 메이저 역전우승을 차지한 우즈는 작년 챔피언인 패트릭 리드의 도움으로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입고 있다. [AP = 연합뉴스]
2017년 11월 자신이 주최하는 히어로 월드챌린지를 통해 복귀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그가 완벽하게 부활할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동안 복귀와 부상을 반복하면서 예전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심지어 `양치기 우즈`라는 오명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우즈의 복귀 일성은 예전과 사뭇 달랐다. "통증에서 완전히 해방됐다"고 했고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사는 기분이라 환상적"이라고도 했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않고 우즈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비록 네 번째 허리 수술은 완벽하게 됐다고 하더라도 부활을 위해 더 필요한 것은 바로 부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스윙을 장착하는 것이었다. 네 번이나 허리 수술을 받으면서 그의 표현대로 `만신창이`가 됐던 우즈로서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콤팩트한 스윙이 절실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우즈는 거리는 줄지 않으면서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우즈 최적화 스윙`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지난해 투어챔피언십에서 무려 1876일 만에 우승을 거두면서 `황제의 귀환`을 예고했다.

하지만 우즈의 머릿속은 마스터스로 꽉 차 있었다. 진정한 부활은 마스터스 우승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우즈는 모든 일정과 몸 상태를 4월 둘째주 마스터스로 맞췄다.

1997년 4월 14일(한국시간). 당시 마스터스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타이거 우즈에게 1996년 챔피언 닉 팔도가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AFP = 연합뉴스]
사진설명1997년 4월 14일(한국시간). 당시 마스터스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타이거 우즈에게 1996년 챔피언 닉 팔도가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AFP = 연합뉴스]
마스터스 첫날 우즈는 2언더파 70타를 쳤다. 선두권이기는 했지만 6언더파를 친 선수가 2명이나 됐기 때문에 우즈의 스코어는 그저 평범해 보였다. 하지만 우즈의 마음가짐은 달랐다. "기분 좋은 경기였다. 드라이버, 아이언, 퍼트도 다 괜찮았다. 좋은 스코어를 냈다"며 자신만만해 했고 "첫날 70타를 치고 네 번 우승(사실은 세 번 우승)했다. 이번에도 그랬으면 좋겠다"면서 우승하고 싶은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2·3라운드에서 9타를 줄인 우즈는 선두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에 자리했다.

하지만 세상의 판단은 냉정했다. 그동안 메이저 14승을 거두면서 단 한 번도 역전 우승이 없는 데다 하필 역전해야 할 상대도 우즈에게 유난히 강했던 몰리나리였다. `아마도 뒤집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린을 놓치더라도 파를 세이브하는 능력이 뛰어난 몰리나리는 너무 침착했다. 우즈도 예전의 호랑이 눈빛으로 버디 사냥을 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물론 이 상황은 최종일 아멘코너 전까지만이었다. 아멘코너의 중간인 12번홀(파3)에서 몰리나리가 티샷을 물에 빠트리며 더블보기를 범했다. 그 순간 호랑이의 눈이 번득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즈는 한번 발견한 먹잇감을 절대 놓치지 않는 맹수가 돼가고 있었다.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우즈는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우승 세리머니로 자신의 부활을 자축했다. "마지막 퍼트를 넣었을 때 내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었고 그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는 게 우즈가 직접 전한 짜릿했던 마지막 순간의 기억이다. 그리고 어머니 쿨티다를 꼭 껴안았다. 22년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든든하게 그를 지켰던 아버지 얼 우즈가 없고, 그 자리에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두 아이들이 대신했다. 그는 넉넉한 웃음으로 아이들과도 포옹했다.

우즈는 대회를 앞두고 미국골프기자협회(GWAA)가 주는 `벤 호건 어워드`를 받았다. 성공적인 재기를 한 골프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재작년 말 복귀한 시점에서 우즈의 세계랭킹은 1199위였다. 이번 마스터스 우승으로 우즈의 순위는 6위까지 올라간다. 우즈가 세계 10위 안에 든 것은 2014년 8월 10위 이후 약 4년8개월 만이다. 세상 어디에도 이보다 더 짜릿한 재기는 없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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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5 09:15:4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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